호주 해외 출장 중에 있었던 일 중 Westgate Park Salt Lake에 방문했던 일입니다.
호주 바이어를 만나 업무 관련된 미팅을 마친 후 동행하여 다른 고객사로 방문을 위하여 가던 중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차 밖을 보고 있었는데 신기한 호수를 소개 시켜 주겠다며 잠시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다리 밑으로 향하던 도중에 이상한 호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햇빛 때문에 물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계속 가면 갈 수록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멜버른 하늘은 한국과 다르게 청렴하며 이뿌기까지 합니다. 미세먼지만 없어도 아름다운 하늘인거죠~
신기한 호수를 소개해 주겠다며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갈수록 호수의 색깔은 더욱 선명했고,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연한 분홍색을 띠고 있었는데, 신기한 물감이었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가까이 가보왔습니다.

분홍색이라니… 무언가 무서운 듯하면서… 신기한 색이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여기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여유롭게 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 더운 날씨에… 왜 저렇게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평화롭게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바이어와 찍은 사진도 한번 올려주고요~
그럼 Westgate Salt Lake는 어떤 호수 일까요?
나중에 알아보니 이곳은 호주 멜버른의 Westgate Park라는 공원 안에 있는 Salt Lake였습니다.
Westgate Park는 멜버른의 Port Melbourne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West Gate Bridge라는 큰 다리 아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도로와 산업시설이 많아 처음에는 이런 곳에 공원이 있다는 사실조차 의외였습니다.
그런데 공원 안쪽에는 산책로와 습지가 있고, 여러 종류의 새들도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서 유명한 것이 바로 분홍색으로 변하는 Salt Lake입니다.
Salt Lake는 우리말로 염수호라고 부르며, 일반적인 호수보다 염분이 많이 포함된 호수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소금이 들어 있다고 해서 모든 호수가 분홍색으로 변하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호수가 분홍색으로 변하려면 단순히 소금이 많은 것 외에도 몇 가지 환경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호수는 왜 분홍색으로 변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염도와 특정 미생물의 활동 때문입니다.
날씨가 덥고 비가 적게 내리면 호수의 물이 증발하게 됩니다. 물은 줄어들지만 소금은 대부분 남아 있기 때문에 염도가 점점 높아집니다.
이렇게 소금기가 많아진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미생물보다 높은 염도에 적응한 미생물이 살아가기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붉은색이나 주황색 계열의 색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른 지역의 핑크 호수에서는 Dunaliella salina라는 조류가 알려져 있습니다. 이 조류는 강한 햇빛 등의 환경에서 베타카로틴이라는 색소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Westgate Park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9년 현지 환경단체 Westgate Biodiversity가 공개한 조사에서는 당시 호수의 분홍색 현상에 **자색황세균(Purple Sulfur Bacteria)**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즉, 모든 핑크 호수가 똑같은 미생물 때문에 분홍색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물감을 풀어놓은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날씨와 염도, 미생물이 만들어낸 자연현상이었던 셈입니다.
그럼 일 년 내내 분홍색일까?
아쉽게도 이 호수는 항상 분홍색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따뜻하고 건조할 때 분홍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비가 내리거나 환경 조건이 달라지면 다시 평범한 색깔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짜는 2019년 2월 27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호주 ABC News에서 2019년 2월 21일, 이 호수가 다시 분홍색으로 변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고 합니다.
불과 6일 차이였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바이어를 따라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이 만든 호수?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현재 Westgate Park의 Salt Lake는 원래부터 지금 모습으로 존재하던 자연 호수가 아니라, 공원 조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호수입니다.
과거 이 지역은 산업 활동과 모래 채취 등에 이용되었고, 이후 공원을 만들면서 기존 모래 채취장이 염수호로 바뀌었습니다.
1985년 공원이 개장한 이후에도 주변 습지와 녹지를 복원하는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여러 종류의 새와 습지 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산업시설과 도로가 많은 지역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과거 산업용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지금의 자연공원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물은 사람에게 안전한 걸까?
처음에는 색깔이 너무 특이해서 무언가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핑크 호수의 색깔 자체가 인공적인 화학물질이나 오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높은 염도와 특정 미생물의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물이 분홍색으로 변하는 자연현상이니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Westgate Park의 Salt Lake는 일반적인 수영장이나 물놀이 장소가 아닙니다. 염도가 높고, 수질 상태도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염분이 많은 물에 접촉했을 때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호수의 미생물과 수질에 대한 정보만으로 인체에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호수에 들어가거나 물을 마시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호수 주변의 생태계입니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염분이 높은 환경에 적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방문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호수 가까이 내려가면 이러한 식물들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Parks Victoria에서도 방문객들에게 호수와 민감한 가장자리에 접근하지 않도록 안내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사진을 찍는 것은 괜찮을까요?
공식적으로 개방된 산책로에서 호수를 구경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일반적인 활동은 물에 직접 들어가는 것과는 다릅니다. 다만 현장에 출입 제한이나 안전 안내가 있다면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시 공원에서 책을 읽거나 조깅을 하던 사람들도 호수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결국 핑크 호수는 물에 들어가서 즐기는 장소라기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특별한 풍경을 감상하는 장소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Westgate Park 위치 및 방문 정보
| 구분 | 내용 |
|---|---|
| 장소 | Westgate Park |
| 지역 | Port Melbourne, Victoria |
| 주소 | 93–125 Todd Road, Port Melbourne VIC 3207 |
| 주차 | Todd Road 및 Lorimer Street 주변의 제한된 주차 공간 |
<2019년 2월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